"연봉 올랐는데 오히려 손해"라는 말, 어디서 왔을까
연봉 협상 시즌마다 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율 구간을 넘으면 세금이 확 뛰니까, 어중간하게 오르면 오히려 실수령이 준다"는 말이에요. 결론부터 적으면, 소득세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글은 입력값을 조금만 밀어도 결과가 점프하는 '구간'을 다루는 시리즈의 첫 글인데, 첫 회부터 뛰지 않는 구간 이야기인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널리 퍼진 구간 괴담이 바로 이것이라서요. 본 사이트 계산기가 실제로 쓰는 산식에 경계값을 그대로 넣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 오해인지 확인해 봤습니다.
세율표를 잘못 읽는 데서 오해가 시작된다
국세청이 안내하는 종합소득세 세율표(2023년 귀속분부터 적용, 2026년 현재 동일)는 이렇습니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 1,400만원 이하 | 6% | 없음 |
| 1,4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 | 15% | 126만원 |
| 5,0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 | 24% | 576만원 |
| 8,800만원 초과 1억 5,000만원 이하 | 35% | 1,544만원 |
| 1억 5,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 | 38% | 1,994만원 |
|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 40% | 2,594만원 |
|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 42% | 3,594만원 |
| 10억원 초과 | 45% | 6,594만원 |
오해는 이 표를 "내 과세표준이 5,000만원을 넘으면 전체에 24%가 붙는다"로 읽는 데서 나옵니다. 실제 규칙은 다릅니다. 과세표준을 구간별로 잘라서, 1,400만원까지는 6%, 그다음 5,000만원까지는 15%, 그 위를 넘긴 부분에만 24%를 매겨요. 표의 '누진공제'는 이 구간별 계산을 곱셈 한 번으로 끝내기 위한 보정값일 뿐, 세금을 깎아 주는 혜택이 아닙니다.
과세표준을 딱 1만원 넘겨 보면
종합소득세 계산기와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가 쓰는 산출세액 함수에 경계값을 그대로 넣어 봤습니다. 오해대로 '전체에 새 세율'을 곱한 값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선명합니다.
| 경계 | 넘기 직전(실제) | 1만원 넘긴 후(실제) | 오해가 그리는 그림 |
|---|---|---|---|
| 1,400만원 (6%→15%) | 840,000원 | 841,500원 (+1,500원) | 2,101,500원으로 점프 |
| 5,000만원 (15%→24%) | 6,240,000원 | 6,242,400원 (+2,400원) | 12,002,400원으로 점프 |
| 8,800만원 (24%→35%) | 15,360,000원 | 15,363,500원 (+3,500원) | 30,803,500원으로 점프 |
경계를 1만원 넘겼을 때 실제로 늘어난 세금은 1,500원, 2,400원, 3,500원. 정확히 '넘긴 1만원 × 새 구간 세율'만큼입니다. 오해 버전처럼 세금이 84만원에서 210만원으로, 624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점프하는 일은 산식 구조상 일어날 수 없습니다. 마지막 열의 숫자는 '과세표준 전체 × 새 세율'을 그대로 곱했을 때의 값인데, 실제 세액과의 차이가 바로 표의 누진공제액(126만원·576만원·1,544만원)이에요.
누진공제 숫자가 이를 보증합니다. 5,001만원 × 24% − 576만원 = 6,242,400원. 여기서 576만원은 '아래 구간들엔 낮은 세율만 매기기로 한 약속'을 돌려주는 금액(5,000만원 × 24%와 구간별 합산의 차액)입니다.
연봉 숫자로도 다시 확인해 봤다
과세표준은 체감이 안 되니 연봉으로 바꿔 봤습니다. 2026년 요율, 부양가족 본인 1명, 비과세 없음 가정으로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와 같은 엔진을 돌리면, 연봉 7,180만원의 과세표준이 49,982,924원으로 15% 구간 끝에 걸립니다. 여기서 연봉을 딱 10만원 올려 24% 구간으로 밀어 넣으면 이렇게 됩니다.
| 연봉 7,180만원 | 연봉 7,190만원 | |
|---|---|---|
| 과세표준 | 49,982,924원 (15% 구간) | 50,068,204원 (24% 구간 진입) |
| 연간 소득세+지방소득세 | 6,311,184원 | 6,332,004원 |
| 월 실수령액 | 4,875,978원 | 4,881,767원 |
과세표준이 5,000만원 문턱을 넘었는데도 세금은 연 20,820원 늘었을 뿐이고, 월 실수령액은 5,789원 늘었습니다. 인상분 10만원의 행방을 다 적으면 세금 20,820원, 4대보험 9,720원, 그리고 통장에 남는 69,468원. 실수령이 줄어드는 역전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 사이트가 공개 검산 노트에서 연봉 5,000만원 실수령을 단계별로 손으로 푼 것과 같은 엔진, 같은 요율로 뽑은 값입니다.
한계세율 24%와 실효세율 12.5%는 다른 숫자다
"나 24% 구간이야"라는 말은 '마지막 1원에 24%가 붙는다'(한계세율)는 뜻이지, '전체의 24%를 낸다'(실효세율)는 뜻이 아닙니다. 위 표의 과세표준 5,001만원인 사람의 산출세액은 6,242,400원, 과세표준 대비 12.48%입니다. 구간 세율의 절반 근처죠. 부업이나 이직으로 늘어날 소득의 세후 가치를 잴 때는 한계세율을, 내 전체 부담을 잴 때는 실효세율을 쓰면 됩니다. 8단계 세율표 전체와 누진공제 활용법은 2026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 정리에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다만, 진짜로 점프하는 문턱도 있다
소득세 밖으로 나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기준선을 넘는 순간 결과 전체가 바뀌는 '문턱형' 제도가 실제로 있어요. 주 15시간 경계에서 주휴수당이 통째로 생기고 사라지는 알바 주휴수당이 그렇고, 배기량 1cc 차이로 자동차세 전체 단가가 바뀌는 자동차세가 그렇습니다. 시리즈 다음 글 자동차세 배기량 문턱에서 1cc에 12만원이 뛰는 지점을 같은 방식으로 재현했습니다. '구간'이라는 말이 같아도, 초과분에만 매기는 설계(소득세)와 전체에 매기는 설계(자동차세)는 완전히 다른 물건입니다.
구간 이야기에 꼭 따라오는 질문
Q. 연봉 인상으로 세율 구간을 넘게 되면 인상을 거절하는 게 낫다는 말, 맞나요?
A. 소득세만 보면 틀린 말입니다. 새 세율은 구간을 넘긴 인상분에만 붙어서, 세전이 늘면 세후도 반드시 늘어납니다. 위 예시처럼 연봉 10만원 인상이 문턱을 넘겨도 월 실수령은 5,789원 늘었습니다.
Q. 그런데 주변엔 '기준 넘어서 손해 봤다'는 경험담이 실제로 있는데요?
A. 대개 소득세가 아니라 소득 기준을 자격 문턱으로 쓰는 다른 제도가 원인입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각종 지원금·장학금의 소득 기준처럼 선을 넘으면 자격 전체가 바뀌는 제도에서는 역전이 생길 수 있어요. 그건 세율표가 아니라 그 제도의 문턱 설계 문제입니다.
Q. 누진공제액 576만원 같은 숫자는 어디서 나온 건가요?
A. 구간별로 잘라 계산한 값과 '전체 × 구간 세율'의 차액입니다. 5,000만원 × 24%는 1,200만원이지만 구간별 합산은 624만원이라, 그 차이 576만원을 빼 주도록 표에 미리 적어 둔 거예요. 그래서 어떤 과세표준을 넣어도 구간별 계산과 같은 답이 나옵니다.
운영자 한마디. 세율표에서 세율 칸만 보고 겁먹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누진공제 칸부터 보라고 권한다. 그 칸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전체에 새 세율을 곱하지 않는다'는 증거라서다. 경계가 무서우면 계산기에 경계 양쪽 값을 넣어 보면 된다. 1만원 차이로 몇천 원 움직이는 게 전부다.
본문 세율표는 국세청 종합소득세 세율 안내(nts.go.kr, 2023년 귀속분부터 적용)를 옮긴 것이고, 계산 예시는 이 사이트 계산기 엔진의 2026년 기준 산출값입니다. 연봉 예시는 부양가족 1명·비과세 없음으로 단순화한 사례라 실제 연말정산 결과는 각종 공제에 따라 달라집니다. 내 숫자는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로 확인하고, 신고·납부는 홈택스와 국세청 안내를 기준으로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