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하면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한 덩어리가 아니다
회사를 옮길 때 머릿속엔 보통 '퇴직금'만 있다. 그런데 손에 쥐는 건 셋이다. 퇴직금, 안 쓰고 남은 연차수당, 그리고 퇴직금에서 떼는 퇴직소득세. 이 셋을 따로따로 보면 꼭 하나를 놓친다.
가장 흔히 빠뜨리는 건 미사용 연차수당이다. 퇴사할 때 못 쓴 연차는 돈으로 받는다. 연차수당 계산기로 따지면 1일 통상임금 × 남은 일수인데, 1일 통상임금은 보통 월 통상임금을 209시간으로 나눠 시급을 구하고 거기에 8시간을 곱한다. 남은 연차가 10일이고 1일 통상임금이 12만원이면 120만원. 적지 않다. 그런데 퇴직금만 머릿속에 그리다 이 돈을 협상에서 빼먹는 사람을 자주 본다.
퇴직금은 '통상임금'이 아니라 '평균임금'으로 잡힌다
여기서 한 번 더 갈린다. 연차수당은 통상임금으로 계산하는데, 퇴직금은 평균임금으로 잡힌다. 평균임금은 퇴사 직전 3개월 임금총액을 그 기간 일수로 나눈 값이라, 상여나 연차수당이 그 3개월에 얼마나 잡혔느냐로 출렁인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의 식은 이렇다.
퇴직금 = 1일 평균임금 × 30일 × (재직일수 ÷ 365)
나는 이 평균임금과 통상임금이 어긋나는 사례를 보고, 퇴직금 계산기 본문에 "상여·연차수당이 평균임금에 잡혔는지 명세서로 대조하라"를 굵게 박아뒀다. 정기상여가 평균임금에 안 들어가 있으면 퇴직금이 그만큼 작게 나온다.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넣는다고 본 뒤로, 이 부분은 더 챙겨야 한다.
퇴직금에서 떼는 세금은 셈법이 다르다
마지막 한 덩어리가 퇴직소득세다. 받는 사람은 종종 세전 퇴직금을 그대로 실수령으로 착각한다. 퇴직금에도 세금이 붙는다. 다만 일반 소득세와 셈법이 다르다.
퇴직소득세 계산기는 2023년 개정된 환산급여 방식을 쓴다. 근속연수공제를 빼고, 남은 금액을 근속연수로 나눠 1년치로 환산한 뒤 다시 공제하고 누진세율을 매긴다. 핵심은 근속이 길수록 유리하다는 점이다. 같은 퇴직금이어도 5년 일한 사람보다 20년 일한 사람의 실효세율이 낮다.
근속 5년·10년·20년을 직접 돌려 봤더니 환산급여공제가 근속과 함께 커져 실효세율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래서 계산기에 "퇴직소득세 ÷ 퇴직금으로 실효세율을 직접 구해, 한 자릿수%를 한참 넘으면 입력을 의심하라"는 자가진단을 넣어 뒀다. 퇴직금이 클수록, 근속이 짧을수록 세금이 가팔라진다.
이직 한 번에 세 계산기를 이어서
그래서 이직을 앞두고 있다면 순서가 있다.
- 연차수당 — 못 쓴 연차 × 1일 통상임금. 통상임금 기준.
- 퇴직금 — 평균임금 × 30 × 근속/365. 상여·연차수당이 평균임금에 잡혔는지 확인.
- 퇴직소득세 — 퇴직금에서 환산급여 방식으로 차감. 근속 길수록 유리.
세 계산기를 따로 켜면 각각의 답만 보고 끝난다. 이어서 보면 "연차수당까지 합친 총 실수령"이 보인다. 퇴직금을 IRP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한 번에 떼지 않고 연금 받을 때로 미뤄, 일시금 대비 30~40% 경감되는 길도 있다. 일시금이 급하지 않다면 한 번 견줘 볼 만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사용 연차수당은 통상임금인가요 평균임금인가요?
A. 연차수당은 통상임금으로 계산한다. 반면 퇴직금은 평균임금이다. 둘은 다를 수 있어서, 같은 회사·같은 달이라도 두 계산의 기준 금액이 어긋날 수 있다.
Q. 퇴직금이 생각보다 적게 나왔어요.
A. 평균임금 산정 3개월에 상여나 연차수당이 안 잡혔을 가능성이 크다. 명세서에서 정기상여·연차수당이 평균임금에 반영됐는지 먼저 보자. 안 잡혔으면 그만큼 퇴직금이 줄어든다.
Q. 퇴직금도 세금을 떼나요?
A. 뗀다. 퇴직소득세인데, 일반 소득세와 달리 근속연수로 환산해 매겨서 근속이 길수록 실효세율이 낮다. IRP로 받아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 부담을 미루며 줄이는 선택지도 있다.
위 계산은 공개된 법령·공식으로 뽑은 예시다. 상여·수당 구성과 회사 규정에 따라 달라지니, 본인 숫자는 각 계산기로 검산하고 큰 금액이면 노무사·세무사나 고용노동부 상담으로 맞춰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