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보다 먼저 확인할 숫자
여름휴가 준비는 보통 숙소와 항공권 검색에서 시작하지만, 직장인이라면 그보다 먼저 봐야 할 숫자가 있습니다. 내게 남은 연차 일수예요. 저도 예전에 4박 5일 일정을 다 짜 놓고 나서야 잔여 연차가 3일뿐이라는 걸 알고 계획을 통째로 줄인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6월쯤 되면 연차부터 세어 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연차는 근로기준법 제60조가 정한 권리라 회사마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입사 시기와 근속연수에 따라 개수가 달라지고, "못 쓰면 수당으로 받겠지"라는 상식에도 예외가 있어서, 규칙을 한 번 정리해 두면 두고두고 씁니다.
기본 공식: 1년 80% 출근하면 15일
핵심은 한 줄입니다. 1년간 80% 이상 출근하면 유급휴가 15일이 생깁니다. 여기에 근속이 쌓이면 가산 연차가 붙는데,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연수 매 2년마다 1일씩 늘고 총 한도는 25일입니다.
| 근속연수 | 연차 일수 |
|---|---|
| 1~2년차 | 15일 |
| 3~4년차 | 16일 |
| 5~6년차 | 17일 |
| 7~8년차 | 18일 |
| 21년차 이상 | 25일(법정 한도) |
"2년에 1일씩 가산"이라는 리듬만 기억하면 표 없이도 감이 잡힙니다. 저는 근속연수에서 1을 빼고 2로 나눈 몫을 15에 더하는 식으로 기억해 둡니다. 손으로 세기 귀찮으면 입사일만 넣어도 연차 계산기가 가산분까지 한 번에 계산해 줍니다. 다만 회사가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차를 운영하면 시점에 따라 1~2일 차이가 날 수 있으니, 인사 시스템의 숫자와 맞춰 보는 게 좋습니다.
입사 1년 미만이라면: 한 달 개근에 1일
올해 입사한 신입이라면 계산법이 다릅니다. 입사 1년 미만이거나 1년간 80% 미만 출근한 경우에는 1개월 개근할 때마다 연차 1일이 생기고, 1년 미만 기간 동안 최대 11일까지 모입니다.
예컨대 3월 초 입사자가 매달 개근했다면 7월 말에는 4일 안팎의 연차가 쌓여 있는 셈입니다. "신입은 여름휴가 못 간다"는 말이 나오는 게 이 구조 때문인데, 거꾸로 보면 매달 1일씩은 분명히 생기고 있으니 미리 세어 두고 일정을 맞추면 됩니다. 사나흘짜리 휴가는 충분히 가능해요.
못 쓴 연차는 수당이 된다 — 연차수당 계산법
연차는 부여된 날부터 1년 안에 써야 하고, 그 안에 못 쓴 연차는 원칙적으로 통상임금(또는 평균임금) 기준 수당으로 정산됩니다. 계산식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 1일 연차수당 = 통상시급 × 8시간 (이게 일반적)
- 통상시급 = 월 통상임금 ÷ 월 소정근로시간 (주 40시간 사업장은 보통 209시간)
월 통상임금이 300만원이라면 통상시급은 약 14,350원, 1일 연차수당은 11만 5천원 안팎입니다. 미사용 연차가 5일이면 57만원 정도가 되는 거죠. 본인 숫자로는 연차수당 계산기에 통상임금과 미사용 일수를 넣어 확인하면 됩니다. 통상임금에 어떤 수당이 들어가는지는 회사 임금 구성에 따라 달라서, 결과는 참고용 추정으로 보고 급여명세서와 맞춰 보세요.
"연차 촉진 공지"를 받았다면 수당이 안 나올 수 있다
여기가 가장 중요한 함정입니다. 연차사용촉진제도라고, 회사가 법이 정한 절차대로 미사용 연차 일수를 서면으로 알리고 사용 시기를 정하라고 촉구하는 제도가 있어요. 이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데도 근로자가 연차를 쓰지 않으면, 회사는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 지급 의무를 면제받습니다.
즉 "어차피 연말에 수당으로 받지"라는 계산은 촉진 공지가 있었던 해에는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메일이나 사내 공지로 연차 사용 촉진 안내를 받았다면, 그 연차는 돈이 아니라 소멸로 끝날 가능성이 커요. 이런 해일수록 여름휴가에 연차를 길게 붙여 쓰는 쪽이 합리적입니다. 휴가 전에 메일함에서 "연차 촉진", "사용 촉구" 같은 키워드를 한번 검색해 보세요.
5인 미만 사업장은 사정이 다르다
짚어 둘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연차휴가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유급휴가는 법정 권리가 아니라 회사 내규나 근로계약의 영역이라, 위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본인 사업장 규모와 계약서 내용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예요.
휴가 떠나기 전 3분 점검
- 잔여 연차 확인 — 인사 시스템 숫자와 어림 계산이 맞는지 비교
- 올해 연차사용촉진 공지가 있었는지 메일함 검색
- 안 쓰고 남길 연차의 수당 가치를 연차수당 계산기로 어림
- 휴가 예산은 세전 연봉이 아니라 월 실수령액 기준으로 —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에서 확인
3번까지 해 보면 "올해는 연차를 아낄지, 다 쓸지"가 의외로 명확해집니다. 촉진 공지가 있었던 해라면 고민할 것 없이 쓰는 쪽이고요.
자주 묻는 질문
Q. 반차나 시간 단위 연차도 법으로 정해져 있나요?
A. 법은 '일' 단위 휴가를 정하고 있고, 반차·반반차는 회사와의 합의나 취업규칙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 규정을 먼저 확인하세요.
Q. 회사 하계휴가와 연차는 별개인가요?
A. 회사마다 다릅니다. 연차와 별도로 약정 휴가를 주는 곳도 있고, 여름휴가를 연차에서 차감하는 곳도 있어요. 신청 전에 어느 쪽인지 확인해야 계산이 어긋나지 않습니다.
Q. 퇴사하면 남은 연차는 어떻게 되나요?
A. 퇴사 시점까지 못 쓴 연차는 수당으로 정산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퇴사일을 정할 때 잔여 연차를 붙여 쓸지, 수당으로 받을지 미리 회사와 협의해 두면 깔끔합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제61조를 기준으로 정리한 참고용 설명입니다. 회계연도 기준 운영 여부, 통상임금 범위 등 세부 적용은 회사 취업규칙과 급여명세서, 고용노동부 안내를 기준으로 확인하세요.